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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작
- 조각·회화 단편적인 개념작업 탈피
- 사물에 물감 흘리고 사진기록으로

박효진 ‘꽃피우다-복숭아’(사진=아뜰리에아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붉은 꽃이 중국풍 도자기화병을 꽉 채웠다. 그런데 어째 꽃의 상태가 영, 시름이 가득하다. 처진 얼굴 하며 그 위를 축축하게 덮은 푸르죽죽한 물감까지. 흐느적거린다고 해야 하나.

그림인지 사진인지조차 확실치 않은 이 형상은 작가 박효진의 복합적인 작업에서 나왔다. 굳이 캔버스 안에만 가두는 평면작업은 하지 않겠다는 형태인데. 좀더 구체적으론 어떤 조형물을 빚고 그것을 또 붓으로 그려내는 조각·회화의 단편적인 개념을 탈피하자는 것이다. 그 해결점을 작가는 흘리기와 붓기, 찍기로 해결했다. ‘꽃을 꽂은 화병’이란 사물에 물감을 흘리고 부어 극적인 시공간을 만들고 그 결과물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거다.

순식간에 장르를 넘나드는 ‘꽃피우다-복숭아’(Blossom-Peach·2019)는 그렇게 나왔다. 울고 있는, 서러운 복숭아꽃을 의도했다면 성공했다.

30일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뜰리에아키서 여는 ‘저쪽 그리고 확장’(Beyond and Expansion)에서 볼 수 있다. 피그먼트 프린트. 66×100㎝. 작가 소장. 아뜰리에아키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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