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강원도 원주시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헬기계류장. 산불 진화작업을 마치고 돌아온 S-64 헬기의 세척작업이 한창이었다. ‘초대형 진화 헬기’로 분류되는 S-64는 8000L의 물을 담고 최고 시속 213㎞로 날아갈 수 있다. 고압 분사 장비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S-64는 국내에 단 7대뿐이다. 이 중 2대는 정비하느라 경북 산불에 투입하지도 못했다. 산림청 주력 진화 헬기(KA-32)도 29대 중 8대가 개점휴업 중이다.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헬기 제조사(쿠메프)를 제재 대상 기업으로 올리면서 부품 삼송18단지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서다. 더 큰 문제는 장비 노후화다. 산림청 헬기 중 사용 연수가 20년을 초과한 헬기가 33대(70%), 30년 이상이 12대(25%)다. 지방자치단체가 임차한 진화 헬기도 비슷하다. 이번 산불에서 추락한 헬기 2대는 기령이 각각 30년·44년 된 노후 기종이다. 임차 헬기는 대부분 70대 안팎의 옴니아2남은할부금 고령자가 조종한다는 게 산림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산불진화대원의 평균 연령은 60대, 산불 헬기를 조종하는 인력은 평균 70대다. 실제로 의성서 추락한 헬기 조종사는 73세, 대구서 추락한 헬기 조종사는 74세였다. 헬기 등 장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산불감시시스템도 한계가 있다. 지난 2일 찾아간 서울산림항공관리소 재난상황실의 한쪽 마이카대출 벽면은 산림 항공 지원상황을 실시간으로 나타내는 디지털 화면으로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산림청 소속이 아닌 지자체·소방·경찰 등 헬기 위치는 파악하지 못해 실제 진화 작업 시 유기적 연결이 쉽지 않다. 산불진화차도 턱없이 부족하다. 진화능력이 뛰어난 특수진화차는 29대, 다목적산불진화차는 1대뿐이다. 마스크 장비도 열악하다. 한 공중진화 영업사원 대원은 “보급하는 마스크를 쓰면 고글에 습기가 차고 휴대성도 불편해 마스크를 벗고 진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진화 인력 강화와 함께 산불 대응 기동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남성현 전 산림청장은 “담수량 1만L급 헬기를 도입하는 등 헬기 기종을 다양화하고, 산불진화차도 100대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 김포·원주=문희철·박진호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