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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방통위원장 후보자 “가짜뉴스 규제”… 규제 오남용 안 된다
  글쓴이 :      날짜 : 19-08-15 15:39     조회 :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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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 보호 범위 밖에 있다”고 밝힌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가짜뉴스 규제’를 작심한 듯한 그의 발언은 그제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며 가짜뉴스를 향해 경계의 목소리를 높인 상황과 맥을 같이한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가짜뉴스를 빌미 삼아 보수 성향 유튜버를 겨냥한 압박이라는 반발이 제기됐다.

심각한 폐해를 낳는 가짜뉴스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다고 타율 규제를 해법으로 못 박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판정 잣대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유해 뉴스의 판단에 적극 개입할 경우 권력의 입맛에 따른 규제 오남용의 우려가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언로의 차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변호사 출신인 한 후보자는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지냈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정부가 언론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상당수 담당했다. 그간의 활동을 들어 이념적 편향성 논란이 불거진 시점에 ‘가짜뉴스 규제’의 깃발을 높이 치켜든 의도에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사퇴한 것에 대해 ‘가짜뉴스 규제’라는 정부 방침에 맞서 자율규제의 원칙을 강조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강력 규제를 다짐한 후임자의 지명에 대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성향 여론의 확산을 막기 위한 인선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할 방통위원회의 수장 후보자가 정권 코드에 맞춘 듯한 의견을 표명한 것은 우려스럽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 가치다. 지난해 정부여당이 가짜뉴스 근절 대책을 추진했을 때 진보 성향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에서도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 이유다. 가짜뉴스를 걸러낸다는 이유로 정권의 생각과 다른 목소리를 ‘가짜뉴스’로 낙인찍는 일이 벌어진다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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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가 1965년 국교수립 이래 최악인 상황에서 광복 74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이후 악화일로를 달려온 한일관계는 지난달 초 일본이 경제보복에 나서면서 돌이키기 힘든 상황으로 곤두박질쳤다. 역사·외교 이슈에 경제를 끌어들인 아베 신조 정권의 수출규제는 부침을 거듭하며 어렵게나마 협력을 이어온 한일관계의 불문율마저 깨버렸다. 뚜렷한 해법도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광복절’은 일본에서는 ‘종전기념일’이다. 광복 이후 74년이 흐르면서 전후(戰後) 세대가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게 됐지만 양국 관계에서 과거사는 결코 덮거나 지워버릴 수 없는 요소다. 일본은 평화헌법 체제하에서도 끊임없이 ‘전후체제로부터의 탈피’를 추구했고, 과거사에 대해 지식도 부채감도 희박한 세대가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반면 한국은 전후세대를 포함한 국민 다수가 일제강점기를 생생한 현재형 역사로 가슴에 새기고 있다.

한일 양국은 외면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숙명적 이웃이다. 어렵게 이뤄온 협력관계를 되살리고 미래를 향해 함께 가야만 한다. 지난 한 달 반 동안 갈등을 자꾸 증폭시켜온 양국 정치권과 달리, 민간에서는 차분하게 현실 타개를 강조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과 해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게 들린다. 당시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 “통렬한 반성과 사죄”를 말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미래지향적 관계”로 화답했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하순부터 지식인 78명이 나서 ‘한국이 적인가’ 제하에 자국 정부에 수출 규제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일 모두 혐한, 반일 등 감정적 대립을 자제하고 양국관계의 성숙한 업그레이드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국민들 사이에 감정적 대립이 벌어지면 미래 자산을 갉아먹는 결과가 된다. 민간교류와 이해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양국이 등 돌린 동안 국제정세는 신냉전을 예고할 정도로 얼어붙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동북아 안정을 위해서도 한일 간의 협력은 절실하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고, 내년에는 광복 75주년을 맞는다. 한일 양국이 역사에 두 발을 단단히 딛되 새로운 미래를 능동적으로 열어가는 미래지향적 관계로 리셋해야 한다. 새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전환점은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한국은 미래를 지향하는 열린 자세를 보이는 것, 그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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