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12-22 08:51
안희정 정치적 빈사에 으뜸 원흉은?
 글쓴이 :
조회 : 3,857  


안희정 정치적 빈사에 으뜸 원흉은 간통죄 무효화?

 

 

지난해 대통령 보궐선거에 유력한 후보군에 들었고 차기 대권후보로도 아주 유망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최근 거세게 불어 닥친 나도 너도[me too, with you]’ 운동의 광풍회오리에 휩쓸린 듯, 갑자기 허공 높이 붕 떠서 날아가 정치권 시야에서 거의 사라져버린 느낌이다.

 

엊그제 갑자기 수행[정무]비서와 부적절한 성관계가 불거진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수행비서가 몸소 방송에 나와 지난해부터 8개월가량 강제 성폭행 및 추행을 간헐적으로 당해왔다고 폭로하고, 안지사는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남녀 간에 은밀한 내부관계를 밖에서 어찌 다 알 수 있을까마는, 세간에 이목과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화젯거리임은 분명해 보인다. 많은 사람이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품으면서도, 그 정치 생명은 거의 끝장난 거나 다름없다고 느낄 듯하다.

 

안희정 정치생명이 빈사에 이른 첫째 원인은 말할 나위 없이 사회 지도층 인사로서 자신의 행실을 잘 절제하지 못한 불찰과 과실에 있다. 사람들 주관 의사는 상당히 불명확하고 애매모호하여 항상 해석에 이견과 다툼이 따르는 경험현실에 비추어 보면, ‘강제인지 합의인지 쌍방 주장은 어차피 아전인수식 해석 차이일 수도 있다. 나중에 법적 책임 공방에서 검판사가 밝힐 중요한 사유지만, 정치적 운명과 윤리도덕 책임 및 사회여론 비난에서는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면 안희정이 왜 어찌해서 그토록 어처구니없는 무절제한 처신을 과감히 저질렀을까? 그 요인 분석은 관점에 따라 다양한 설명이 가능하지만, 어쩌면 2015226일 헌재가 내린 간통죄 위헌결정이 치명적 원흉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우려한 대로, 간통죄 무효화로 사람들은 간통을 저질러도 더 이상 형사소추나 형벌을 당하지 않는다는 안도감과 해방감을 느끼고, 알게 모르게 남녀 성관계에 대한 경계심과 주의력을 대폭 풀어버렸을 것이다. 말하자면, 상대방과 합의 아래 대가만 지불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로운 성관계를 누릴 수 있다고 오해 내지 착각을 하면서, 거추장스런 윤리적 재갈과 도덕적 고삐를 대폭 늦추고, 정신무장을 거의 완전 해제한 것은 아닐까?

 

육체적 물리적이든 정신적 심리적이든, 사람이 부담과 긴장을 오래 지속 감내하기는 어렵다. 애당초 간통죄의 법과 윤리도덕을 질곡과 구속으로 여긴 사람이라면, 간통죄 무효화로 그 속박에서 벗어났다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겉으로 쌍수를 들어 환호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일반 선량한 사람들도, 평소 자신과 전혀 상관없던 것처럼 여겨지던 기존 구속과 고삐가 풀려 사라지면, 상대적 공허가 빨아들이는 강한 허전감에서 왠지 모를 긴장완화와 기강해이를 착시하는 환각적 감수성을 보일 수 있다. 이상야릇한 호기심과 환상이 꿈틀거리며, 둘 사이 비밀은 영원히 간직될 것처럼 속삭이는 간사한 악마의 목소리가 달콤히 들릴 것이다.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악마의 농간에 한번 떨어지면, 악마는 이제 손발을 걷어붙이고 비밀봉인을 뜯어 천지사방을 향해 큰소리로 나팔을 불어대기 시작한다. 더 이상 잃을 게 별로 없는 하찮은 민초와 필부들이야 뭘 걱정하고 두려워할 게 있으랴만, 돈과 권력과 명예가 태산처럼 크고 하늘처럼 높은 분들은 타락과 함께 끝없는 추락을 경험할 것이다. 그래서 높이 올라갈수록, 가진 게 많을수록, 더욱 조심하고 절제하는 윤리도덕 각성이 필요한 것이다

 

안희정 사건은 기본상 본인책임이고 자업자득이 분명하지만, 간통죄 위헌결정이 매우 중요한 심리적 간접 원인(遠因)이라고 여겨지는 까닭이다. 비록 경미한 경고성 처벌규정에 그치는 형식적 조항이나마, 간통죄의 엄연한 존재가 꼭 필요한 소이이기도 하다. 낙태가 일상다반사가 되었다고 해서, 만약 형법상 낙태죄를 유명무실하다고 폐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있던 낙태죄가 없어지면, 아마도 낙태가 죄악이 아닌 줄 오인하고 아무런 죄의식 없이 낙태를 저질러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다.

 

옛 성현들은 감정욕망의 무절제를 예방하는 예법이 홍수범람을 막는 제방처럼 매우 긴요하다고 몹시도 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