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2-20 00:29
120년된 깜장 집엔 모자가 산다…27년 약초 박사 '나는 자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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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어머니를 위해 선택했던 산속 생활, 하지만 후회는 없다. 어머니가 계신 자연의 품에 안겨 더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20일 방송되는 '나는 자연인이다'는 산골에서 전해 온 황선보 모자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다.

때는 거슬러 올라 임진왜란이 일어난 후, 울릉도로 돌아가던 배 한 척이 외딴곳에 좌초되었다. 호랑이와 늑대로부터 도망쳐 깊고 깊은 골짜기에 도착한 남자는 아무도 살지 않은 그곳에 초막을 짓고 살기 시작했는데.

'나는 자연인이다' 황선보 [MBN]

세월은 흐르고 흘러 120년 전, 가족을 이끌고 산을 찾은 또 다른 남자는 초막이 있던 터에 반듯한 흙집을 짓고 그가 낳은 아들이 또 아들을 낳아 3대에 이르기까지 오순도순 살아갔다. 불 지피며 살아온 긴 세월 동안 반질반질했던 흙집은 그을음 가득한 깜장 집으로 변했고, 이젠 자연인 황선보(59세) 씨와 어머니 임분노미(84세) 할머니만이 남아 골짜기를 지키며 살고 있다.

지난날, 그저 산골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던 자연인은 여섯 명의 동생을 다 내보내고서야 뒤늦게 도시로 향했다. 농사일밖에는 몰랐던 그는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을 익혔고,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며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팍팍한 도시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이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도시에 나간 지 7년째 되던 어느 날, 고향 산골에서부터 연락이 왔다.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셨다는 것. 자연인은 학교와 회사에 다니는 동생들을 대신해 5개월 넘게 입원해 계신 어머니 곁을 지켰고, 퇴원 후에도 어머니를 따라 산으로 되돌아왔다. 자식이라면 마땅히 그래야만 옳다고 생각했다.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서 책을 펴 가며 약초 공부를 한 결과, 27년이 지난 지금 그야말로 척척박사가 다 되었다. 매일같이 산에 올라 삽주와 상황버섯 등을 캐 챙겨 드리는 건 물론, 3대째 내려오는 12가지 약재를 넣어 24시간 동안 달인 약초 물은 수시로 드시게 한다. 나이가 들수록 단맛을 좋아하는 어머니를 위해 3km에 달하는 산길을 걸어 주전부리를 사 오는 수고마저도 자연인에겐 행복이다. 그저 지금처럼만 어머니가 오래오래 곁에 머물러 주시기만을 바랄 뿐.

어머니에게도 소원은 단 하나뿐이다. 당신 따라 산에 들어오느라 여태 혼자인 아들이 어서 빨리 짝을 찾아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한편, MBN '나는 자연인이다'는 매주 수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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